상담 문의
미디어 인사이트 목록으로
변호사 칼럼

비밀유지계약서에서 정의 조항보다 자주 구멍이 나는 조항은 무엇일까요

2026. 10. 26., 오종윤 변호사

03_썸네일_261026_비밀유지계약서 검토_1600x900

비밀유지계약서(NDA)는 실제 유출 사건이 생겨 다시 꺼내 보면, 정의 조항보다 사용 목적, 재공개 범위, 반환, 파기, 위반 시 대응 조항에 구멍이 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의 첫 문서인 만큼 가볍게 서명하기 쉽습니다.

비밀정보 정의에는 어디까지 포함하나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영업비밀을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비밀로 관리된 정보로 정의합니다.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 세 요건입니다.

계약서의 정의 조항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는 회의 중 말로 전달한 정보나 이메일 본문에서 언급만 한 내용을 포함할지입니다. 비밀관리성은 그 정보가 비밀임을 상대방이 알 수 있었는지와 연결되므로, 구두 정보를 보호 대상에 넣으려면 일정 기간 안에 서면으로 비밀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조항에 두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표시 의무를 너무 엄격하게 두면 실무자가 표시를 놓쳐 보호 범위가 좁아지고, 표시 없이 모든 정보를 넣으면 상대방이 무엇이 비밀인지 예측하기 어려워집니다.

사용 목적은 어떻게 한정하고 재공개 범위는 어디까지 두나요

같은 법 제2조 제3호 라목은 계약관계 등에 따라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사람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침해행위로 봅니다. 계약서에 목적 외 사용 금지 조항을 두는 이유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은 계열사나 외부 자문사에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실사를 위해 회계법인에 자료를 넘기거나 투자 검토를 위해 모회사에 보내는 경우, 계약서에 사전 동의나 허용 대상 조항이 없으면 그 자체로 목적 외 공개가 될 수 있습니다. 재공개가 허용되는 대상(임직원, 자문사, 계열사, 투자자)을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그 대상에게도 같은 수준의 비밀유지의무를 지우며, 위반 시 공유한 당사자가 책임지도록 하는 조항이 일반적입니다.

반환, 파기 방식과 존속기간은 어떻게 정하나요

계약이 끝난 뒤 남은 자료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반환은 자료나 저장매체를 돌려주는 것이고, 파기는 복사본까지 삭제하는 것입니다. 법령상 보관 의무나 소송 대비를 위해 일부 자료를 보관해야 하는 예외를 명시하지 않으면 파기 의무와 충돌합니다.

존속기간은 정보의 성격을 봐야 합니다. 기술정보처럼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는 정보와 특정 프로젝트에 한정된 정보는 기간을 다르게 둘 수 있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는 비밀로 유지되는 한 보호한다고 정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참고로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예방 청구권은 침해 사실과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같은 법 제14조), 계약상 존속기간과 법상 청구권의 시효는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수탁, 위탁거래 중심 표준서식과 실제 계약서 검토의 차이

수탁, 위탁거래에서는 법이 비밀유지계약 체결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는 수탁기업이 위탁기업에 비밀로 관리되는 기술자료를 제공하면 위탁기업이 제공 목적과 범위, 비밀유지의무, 손해배상을 담은 비밀유지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하도록 하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권고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의3 제3항도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받을 때 기술자료의 범위, 보유 임직원 명단, 비밀유지의무와 목적 외 사용 금지, 위반 시 배상을 담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계약서를 권장합니다.

이 표준서식은 기술자료를 주고받는 수탁, 위탁거래를 전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상대방이 입사자인지, 협력사인지, 투자자인지에 따라 중점 조항이 달라집니다. 입사자와 맺는 계약은 퇴직 후 경업금지와 연결되고, 투자자와 맺는 계약은 실사 과정에서 공유되는 재무정보의 범위가 핵심입니다. 표준서식은 출발점이지 회사 상황에 맞춰진 완성본이 아닙니다.

위반 시 대응 조항이 비어 있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위반 시 대응 조항이 없으면 유출 사건이 생겼을 때 대응할 근거가 부족합니다. 손해배상액 예정 조항이 없으면 유출로 인한 손해액을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데, 정보 유출은 인과관계와 액수를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 협조 조항이 없으면 상대방이 자료 제공을 거부해도 강제할 근거가 없습니다. 금지청구와 가처분을 바로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관할 합의도 함께 둡니다.

수탁, 위탁거래라면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 자체가 제재 대상입니다. 상생협력법은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위탁기업에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제43조 제3항), 하도급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제25조 제1항).

자주 묻는 질문

정부에서 배포하는 표준 비밀유지계약서를 그대로 써도 되나요

상생협력법과 하도급법에 따른 표준 비밀유지계약서는 수탁·위탁거래에서 기술자료를 주고받을 때를 전제로 한 서식입니다. 기본 구성요소는 갖추고 있지만 상대방이 입사자, 협력사, 투자자인지에 따라 조항을 조정해야 합니다.

비밀유지계약서에 존속기간을 영구로 정해도 되나요

정보의 성격에 따라 기간을 달리 두는 것이 일반적이고,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는 비밀로 유지되는 한 보호한다고 정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다만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예방 청구권에는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10년의 시효가 있으므로(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 계약상 존속기간과 별개로 침해를 알게 되면 바로 대응해야 합니다.

계약 상대방이 정보를 유출했는데 손해배상 조항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은 조항이 없어도 청구할 수 있지만 손해액을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유출된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면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금지청구, 손해배상청구(고의적 침해는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6항),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채비의 영업비밀·계약 자문

법무법인 채비는 영업비밀과 산업기술 유출 사건을 다루는 오종윤 파트너 변호사를 중심으로 비밀유지계약서의 작성과 검토, 유출 사건의 대응을 맡고 있습니다. 상담은 상담 페이지를 통해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법령과 판례는 2026년 10월 기준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비밀유지계약서#NDA#영업비밀#부정경쟁방지법#기술자료#표준비밀유지계약서#손해배상예정#스타트업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