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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투자계약의 사전동의권, 일상 경영까지 묶이지 않으려면

2026. 11. 2., 정지영 대표변호사

투자계약 사전동의권 경영까지 묶이지 않으려면

투자계약서의 사전동의권 조항은 회사가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기 전에 투자자의 동의를 받도록 정합니다. 동의 대상이 넓고 통지와 회신 절차가 비어 있으면 통상적인 업무집행까지 투자자의 회신을 기다리게 됩니다.

사전동의권이 일상 경영에 개입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동의 대상 목록을 받으면 각 항목을 원래 회사의 어느 기관이 결정하는지부터 나눠 봅니다.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결의로 하고(상법 제433조 제1항), 이사도 주주총회에서 선임합니다(상법 제382조 제1항). 반면 회사 성립 후 신주를 발행할 때 정관에 규정이 없는 발행사항은 원칙적으로 이사회가 결정하고, 정관으로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기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상법 제416조).

자기주식 취득처럼 정관에 따라 결의 주체가 달라지는 사항도 있습니다. 상법 제341조 제2항은 자기주식을 취득하려는 회사가 미리 주주총회 결의로 취득할 주식의 종류와 수, 취득가액 총액의 한도 등을 정하도록 하되, 이사회 결의로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고 정관으로 정한 회사는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게 합니다. 이사를 1명 또는 2명만 둔 자본금 10억 원 미만 회사라면 결의 주체가 다시 달라집니다. 이 경우 제416조 본문의 이사회를 주주총회로 보므로 신주 발행사항도 주주총회가 정하고, 자기주식 취득 결의를 이사회 결의로 갈음하는 제341조 제2항 단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상법 제383조 제4항, 제5항). 이렇게 목록을 나눈 뒤 금액 기준과 예외 사유가 적혀 있는지 보면, 조항이 지배구조에 관한 사항에 그치는지 일상 경영까지 묶는지가 드러납니다.

사전동의권 조항 자체가 법적으로 유효한지 판단하는 기준

회사가 일부 주주에게만 우월한 권리나 이익을 주기로 한 약정은 주주평등 원칙에 반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입니다. 투자자에게 사전동의권을 주는 약정도 주주를 차등적으로 대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주식인수대금이 회사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금이었고, 투자유치를 위해 동의권 부여가 불가피했으며, 다른 주주가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손해나 불이익을 입지 않고 오히려 경영활동을 감시할 기회가 생겨 다른 주주와 회사에 이익이 되는 등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허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

같은 판결은 신주 발행이나 유상증자 여부가 원칙적으로 이사회 결의사항이어서, 일부 주주가 사전동의권을 갖더라도 다른 주주의 의결권이 직접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대법원은 약정을 무효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면서, 회사의 재무상황, 신주 발행의 긴급성과 필요성, 주주들 사이의 이해관계 등을 더 심리하도록 했습니다.

통지와 기한을 어떻게 설계해야 실무 부담이 커지지 않는가

통지 상대방, 통지 수단, 회신 기한, 무응답 시 처리, 긴급 사안의 예외는 계약서마다 다르게 정해집니다. 통지를 받을 사람이 투자자 본인인지 지정된 대리인인지, 서면과 이메일 가운데 무엇을 유효한 통지로 볼지, 기한 안에 회신이 없으면 동의로 볼지 거절로 볼지를 문구로 적어 두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비어 있으면 투자자가 회신하지 않는 동안 회사는 결정을 진행해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회신이 늦거나 동의가 거절되었을 때 따를 절차도 정해 둘 수 있습니다. 거절할 때 사유를 서면으로 남기게 할지, 투자자가 추가 자료를 요청하면 회신 기한을 언제부터 다시 계산할지가 협의할 항목입니다.

동의 없이 진행한 결정과 위반에 따른 책임

동의를 받지 않고 결정을 진행했다면 투자자에 대한 회사의 계약상 책임과 그 결정 자체의 효력을 나눠 봐야 합니다. 앞서 본 판결의 사건에서 회사는 투자자에게 사전에 통지하지 않거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이사회 결의로 두 차례 유상증자를 했고, 투자자는 약정 위반을 이유로 조기상환대금과 위약벌을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투자자가 신주인수계약으로 갖는 사전통지나 사전동의의 권리는 계약에 따른 채권적 권리에 불과하고 주식 그 자체에 부여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계약 위반이 곧바로 신주발행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것은 아니며, 신주발행의 효력을 다투려면 상법 제429조에 따라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개월 안에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해야 하고 무효 사유도 법령이나 정관 위반 등 중대한 하자에 한정됩니다.

위반 효과를 정한 조항은 따로 읽어야 합니다. 같은 판결은 사전동의권 부여 약정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 위반 시 손해배상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기로 함께 정한 약정이 투자자의 손해를 전보하고 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했습니다. 그 금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은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감액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식인수대금으로 납입한 돈을 전액 보전해 주거나 상법 제462조 등에 따른 배당 외에 다른 주주에게는 없는 별도의 수익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입니다. 판결은 법원이 예정액의 부당성을 판단할 때도 그 약정이 사실상 투하자본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수단으로 기능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판결은 사전동의권이 신주인수계약에 따른 채권적 권리에 불과하고, 제3자가 투자자의 주식을 양수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위가 양수인에게 승계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계약서에 사전동의권의 승계를 따로 정한 문구가 있는지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이미 동의 없이 결정이 진행되었다면 후속 협의에 앞서 동의를 요청한 문서, 전달 시점, 투자자의 회신, 실제 실행 내용을 시간순으로 모읍니다. 그다음 그 결정이 동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통지와 회신 절차를 지켰는지, 계약이 위반 시 어떤 책임을 정했는지 대조합니다.

서명 전 확인할 세 가지

1. 동의 대상 목록의 항목마다 이사회 결의사항인지 주주총회 결의사항인지 나누고, 금액 기준과 예외를 적었는가.

2. 통지 상대방과 수단, 회신 기한, 무응답 시 처리, 긴급 사안의 예외가 문구로 정해져 있는가.

3. 위반 시 지급할 금액이나 조기상환청구권이 사실상 투하자본 회수를 보장하는 구조가 되지 않았는가.

자주 묻는 질문

사전동의권 조항은 반드시 계약서에 넣어야 하나요

사전동의권은 투자자와 회사가 계약으로 정하는 권리입니다. 대법원도 이를 신주인수계약에 따른 채권적 권리로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 이 조항을 넣을지와 동의 대상은 투자 구조와 협상에 따라 정하되, 주주평등 원칙상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사정이 있는지 함께 검토합니다.

투자자 동의 없이 진행한 결정은 나중에 다툴 수 있나요

약정 위반에 따른 책임과 결정 자체의 효력은 나눠 봐야 합니다. 앞서 본 대법원 사건에서 투자자는 사전동의 없이 한 유상증자를 이유로 약정에서 정한 조기상환대금과 위약벌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사전동의권을 신주인수계약에 따른 채권적 권리로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유상증자 자체의 효력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신주발행의 효력을 다투려면 상법 제429조의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신주 발행일부터 6개월 안에 제기해야 하고, 계약 위반만으로 무효 사유가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투자자에게 서로 다른 동의권을 주어도 되나요

대법원은 차등적 취급을 허용할지 판단할 때 그 구체적 내용과 경위,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필요했는지, 다른 주주가 입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불이익을 입는 주주의 동의 여부와 전반적인 동의율 등을 함께 고려하도록 했습니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 투자자마다 동의권의 범위를 달리 두는 것 자체가 금지되지는 않지만, 라운드별로 동의 요건을 정리해 두지 않으면 투자자 수가 늘수록 의사결정이 느려집니다. 2026년 개정 벤처투자 표준계약서가 투자자 전원 동의 대신 라운드별 집합적 동의 방식을 채택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채비의 투자계약 자문

법무법인 채비는 투자·M&A와 상장사 자문을 다루는 정지영 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투자계약과 주주간계약의 조항 설계와 검토, 정관과의 정합성 검토를 돕고 있습니다. 상담은 상담 페이지를 통해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법령과 판례는 2026년 10월 기준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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