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 가이드] 주주총회, 화상회의로 열어도 될까? — 전자주주총회와 비대면 의결권 행사
1. 들어가며
화상회의가 일상이 된 요즘, “주주총회도 줌(Zoom)으로 열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특히 해외 모회사를 둔 국내 자회사처럼 주주가 외국에 있는 회사라면, 정기주주총회 때마다 모회사 경영진이 결의를 위하여 한국까지 출장을 와야 하는지가 현실적인 고민이 됩니다. 법무법인 채비는 최근 해외 법인이 지분 전부를 보유한 국내 자회사의 주주총회 운영 방식에 관한 자문을 수행하였는바, 전자주주총회의 허용 여부와 출석이 어려운 주주의 의결권 행사 방법을 가이드로 정리하여 안내드립니다.
2. 온라인만으로 주주총회를 열 수 있을까 — 현행법상 “불가”
먼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구분하여야 합니다. 이사회는 상법 제391조 제2항이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수단에 의한 결의 참가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정관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화상·전화 회의로 개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주총회에 대하여는 이러한 원격회의 허용 규정이 없습니다.
전자투표 제도(상법 제368조의4)를 근거로 온라인 총회가 가능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전자투표는 주주총회 “전날까지” 종료되어야 하는 사전투표일 뿐(상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 총회 당일 전자적 방법으로 실시간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이 아닙니다. 나아가 상법 제364조는 주주총회를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는 한 본점 소재지 또는 인접지에서 소집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하급심 법원도 상법이 물리적 공간에서의 현실적인 총회 개최와 의장의 현장 의사진행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1나25577 판결). 즉, 물리적 장소 없이 전자적 방법만으로 총회를 진행하는 이른바 전자주주총회는 현행법 위반으로 판단됩니다.
전자주주총회를 허용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었으나 2025. 4.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되어, 현재까지도 전자주주총회의 명시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총회 현장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보완적 운영은 가능하되, 중계 화면을 통한 참여만으로는 의결권 행사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3. 출석이 어려운 주주의 세 가지 의결권 행사 방법
결국 주주총회는 정관이 정한 장소에서 현실적으로 개최되어야 하고, 그 장소에 직접 출석하기 어려운 주주는 다음 세 가지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i)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상법 제368조의3): 정관에 서면투표를 허용하는 규정이 있어야 하며, 회사는 소집통지 시 서면 의결권 행사서와 참고자료를 함께 송부하고, 주주는 찬반 의사를 표시하여 회사가 정한 기간 내에 회신합니다. 정관 근거만 갖추어져 있다면 해외 주주도 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 (ii) 전자적 방법에 의한 의결권 행사(상법 제368조의4): 정관 규정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도입할 수 있고, 회사가 전자투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외부 기관에 위탁하여 운영합니다. 주주는 본인 인증을 거쳐 주주총회 전날까지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하며, 소집통지에 전자투표 종료 시각과 주주 확인 방식 등을 명시하여야 합니다. 다만 시스템 구축·본인확인 등 절차적·기술적 요건이 비교적 엄격하여, 주주 수가 적은 회사에는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iii) 대리인을 통한 의결권 행사(상법 제368조 제2항): 주주는 대리인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고, 대리인이 위임장을 총회에 제출한 뒤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입니다. 실무상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방식으로, 특히 외국 법인이 주주인 구조에서는 국내에 소재한 임직원 등을 대리인으로 지정하여 총회에 출석시키는 방법이 일반적이며 가장 간편합니다.
4. 1인 주주 회사의 특례 — 총회 없이 의사록만 작성해도 될까
주주가 1인뿐인 회사(1인 회사)에서는 주주 전원의 의사가 동일인에게 귀속되므로 완화된 법리가 적용됩니다. 판례는 1인 회사의 경우 소집절차를 거치지 않은 주주총회 결의도 유효하고, 나아가 실제로 총회를 개최하지 않았더라도 1인 주주가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의사록을 작성하면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93다8702 판결). 해외 모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자회사라면 이 법리를 활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명문 규정이 아니라 판례가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법리이므로, 절차적 명확성과 법적 안정성 면에서는 서면투표·전자투표·대리인 방식에 비하여 보충적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등기 실무나 사후 분쟁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형식적으로라도 총회를 개최하고 정규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5. 마치며: 실무상 가장 안정적인 조합
정리하면, 현행 상법상 주주총회는 정관이 정한 장소에서 현실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고, 해외 주주는 서면 의결권 행사 또는 국내 대리인 선임을 통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간명하고 법적 안정성이 높은 방법입니다. 화상 참석이 필요하다면 총회의 온라인 중계로 보완하되, 의결권 행사는 반드시 정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반대로 이사회는 화상회의로 개최할 수 있으므로 두 기관을 혼동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