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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진출입로의 공동사용과 비용 분담

홍은영 변호사

국도변에 사업장을 조성하면서 도로에 접하는 진입로를 설치한 경우, 인접 사업장의 차량이 그 진입로를 이용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먼저 진입로를 설치한 자가 비용의 분담을 구할 수 있는지, 반대로 분담금을 청구받은 자가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도로법이 예정한 경로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근거 조문 자체가 '연결허가'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Ⅰ. 연결허가 제도

도로관리청이 아닌 자가 고속국도, 자동차전용도로,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로에 다른 도로나 통로, 그 밖의 시설을 연결시키려는 경우에는 미리 도로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를 연결허가라고 합니다(도로법 제52조 제1항). 연결허가를 받아 도로에 연결하는 시설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61조에 따른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5항).

연결허가의 기준·절차 등에 관하여는, 고속국도 및 일반국도에 관하여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고, 그 밖의 도로에 관하여는 해당 도로관리청이 속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합니다(같은 조 제3항). 따라서 문제 된 도로가 어느 도로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 자체가 달라집니다.

Ⅱ. 진출입로의 공동사용과 분담금

분담금의 근거는 도로법 제53조입니다. 조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항 — 연결허가를 받은 시설 중 도로와 연결되는 시설이 다른 도로나 통로 등 일반인의 통행에 이용하는 시설(진출입로)인 경우, 연결허가를 받은 자는 일반인의 통행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제2항 — 연결허가를 받은 자가 아닌 자가 새로운 연결허가를 받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자가 먼저 연결허가를 받은 진출입로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고, 먼저 연결허가를 받은 자는 공동사용 동의 등 필요한 협력을 하여야 합니다.

제3항 — 먼저 연결허가를 받은 자는 진출입로를 공동 사용하려는 자에게 공동사용 부분에 대한 비용의 분담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제4항 — 분담 금액은 진출입로의 사용면적을 기준으로 결정하되, 구체적인 결정 방법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합니다.

Ⅲ. 요건의 분해

첫째, 분담을 요구하는 자가 연결허가를 받았어야 합니다. 도로점용허가만을 받은 것으로는 이 조문의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합니다. 두 허가는 근거 조문과 심사 대상이 서로 다릅니다.

둘째, 상대방이 새로운 연결허가를 받기 위하여 해당 진출입로를 공동사용하는 관계여야 합니다. 조문이 예정한 상황은 뒤에 진입하는 사업자가 자기 시설을 도로에 연결하면서 앞서 설치된 진출입로를 함께 사용하게 되는 경우이며, 단순히 그 길로 통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조문이 작동하지 아니합니다.

셋째, 분담 금액은 진출입로의 사용면적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통행 횟수나 차량의 규모를 기준으로 삼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으며, 도로법 제52조와 제53조는 대형 차량의 이용을 일반 차량과 구별하여 규율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차량이 대형이라는 사정만으로 사인에게 금전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Ⅳ. 도로점용허가만 있는 경우

상대방이 연결허가가 아니라 도로점용허가만을 받은 경우에는 점용권의 침해를 주장하는 형태가 되므로, 도로점용의 개념부터 확인하여야 합니다.

도로의 점용이라 함은 일반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에 대하여 이러한 일반사용과는 별도로 도로의 특정부분을 유형적, 고정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는 이른바 특별사용을 뜻하는 것 —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누5221 판결

같은 판결은 도로의 특별사용이 반드시 독점적·배타적인 것은 아니어서 그 사용목적에 따라서는 도로의 일반사용과 병존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상대방이 그 도로를 단순히 통행하는 데 그쳤다면 이는 일반사용에 해당하고, 일반사용에는 허가를 요하지 아니합니다. 점용허가를 받은 자가 그 통행을 제한하거나 대가를 요구할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해당 부지를 주차장과 같이 유형적·고정적으로 사용하였다면 결론이 달라지므로, 단순 통행이었는지 그 이상이었는지가 판단의 갈림길이 됩니다.

Ⅴ. 실무상 확인 사항

분담을 구하는 쪽이라면 소 제기에 앞서 다음을 갖추어 두는 것이 실익이 있습니다. 자신이 받은 것이 연결허가라는 점(허가서와 부관), 상대방이 그 진출입로를 통하여 자기 시설을 도로에 연결하였고 그것이 새로운 연결허가와 이어진 관계라는 점, 공동사용 부분의 사용면적(도면과 실측)입니다. 사용면적이 특정되지 아니하면 청구금액 자체가 산출되지 않습니다.

분담을 청구받은 쪽에서는 확인 항목이 동일하고 방향만 반대입니다. 상대방이 연결허가를 받았는지 아니면 점용허가만 받았는지, 자신이 새로운 연결허가를 받기 위하여 공동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통행한 것인지, 사용면적이 특정되어 있는지, 그리고 문제 된 도로가 어느 도로에 해당하는지입니다. 허가 관계는 도로관리청에 대한 열람이나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편 도로법은 먼저 연결허가를 받은 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진출입로의 공동사용에 협력하지 아니하는 경우, 새로 연결허가를 받으려는 자가 제4항에 따라 산정한 비용을 공탁하고 도로관리청에 연결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53조 제5항). 조문이 예정한 흐름은 후행 사업자가 절차를 밟아 진입하면서 비용을 정산하는 구조이므로, 협의가 교착된 단계라면 소송에 앞서 이 경로를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Ⅵ. 맺으며

진입로를 둘러싼 분쟁은 이해관계가 첨예하여 감정적으로 전개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도로법이 정한 요건은 명확합니다. 연결허가가 있었는가, 상대방이 새로운 연결허가를 받으려는 관계인가, 공동사용 면적이 특정되는가입니다. 이 세 가지가 확인되지 아니하면 제53조 제3항에 따른 분담금 청구는 성립하기 어렵고, 반대로 모두 갖추어져 있다면 청구는 조문에 근거를 두게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동일한 쟁점이라도 도로의 종류, 허가의 내용과 시기, 실제 사용의 형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판단은 구체적인 자료를 확인한 뒤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문에 인용한 법령·규정 및 판례는 2026년 9월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