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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가맹사업 필수품목의 지정과 거래조건 변경

홍은영 변호사

가맹본부가 특정 원부자재를 권장품목에서 구입강제품목으로 변경하거나, 공급가격을 인상하거나, 공급업체를 교체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래에는 정보공개서를 변경등록하고 이를 통지하는 것으로 정리되던 사안이었으나, 2024년 규제 개편으로 절차가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가맹점사업자와의 협의가 그것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그 협의의 내용과 방식을 고시로 구체화하였습니다.

Ⅰ. 원칙적 금지와 예외 요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가격, 거래상대방, 거래지역이나 가맹점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의 하나로 금지하고 있습니다(제12조 제1항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별표 2] 제2호 나목은 이를 '거래상대방의 구속'으로 유형화하면서, 다음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만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별표 2] 제2호 나목 단서의 요지]

첫째, 해당 부동산·용역·설비·상품·원재료 또는 부재료가 가맹사업을 경영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될 것

둘째,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맹본부의 상표권을 보호하고 상품 또는 용역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것

셋째, 가맹본부가 미리 정보공개서를 통하여 그 세부내역과 거래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알리고 이를 가맹계약서에 포함할 것

넷째, 거래조건을 가맹점사업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가맹점사업자와 협의를 거칠 것

가맹계약서 쪽에도 근거 규정이 있습니다. 가맹사업법 제11조 제2항 제12호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한 자와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경우 그 강제의 대상이 되는 부동산·용역·설비·상품·원재료 또는 부재료·임대차 등의 종류 및 공급 가격 산정방식에 관한 사항을 가맹계약서에 포함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Ⅱ. 판단 기준 — 품목의 종류가 아니라 그 역할

실무에서는 특정 품목군은 구입강제품목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인식이 통용되기도 하나, 법령과 고시에서 특정 품목을 일률적으로 제외하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품목의 종류가 아니라 그 품목이 해당 가맹사업의 동일성 유지에 실제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① 객관적으로 설비 등이 가맹사업을 경영하는 데에 필수적인 것인지, ② 통일적 이미지 확보와 동일한 품질 유지를 위한 기술관리·표준관리·유통관리·위생관리의 필요성 등의 측면에서 가맹점사업자에게 사양서나 품질기준만을 제시하고 임의로 구입하도록 방치하여서는 지장이 있는지, ③ 미리 정보공개서를 통하여 알리고 계약을 체결하였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5두59686 판결). '강제'하는 행위에는 상대방이 구입하지 아니할 수 없는 객관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도 포함되며, 같은 판결은 이어서 이렇게 판시하였습니다.

가맹점사업자가 가맹계약 체결 전에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하여야 하는 사정을 정보공개서를 통해 알리거나, 그에 대하여 사전에 의사 합치가 있는 상태에서 가맹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이 있기만 하면 언제나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게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보공개서에 기재하고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적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 판결은 파기환송 후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반대로 고유한 양념과 제조비법으로 만들어져 주력상품의 맛과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에 관하여는 부당성이 부정된 사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3두7484 판결).

Ⅲ. 거래조건 변경 시의 협의 의무

공정거래위원회는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 협의에 대한 고시」(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4-28호, 2024. 12. 5. 시행)를 제정하여, 위 네 번째 요건인 '가맹점사업자와의 협의'의 내용을 구체화하였습니다.

무엇이 '불리한 변경'인지에 관하여 고시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듭니다. 강제하지 않던 품목을 강제하도록 하는 경우, 단위당 공급가격을 인상하는 경우(가맹계약서에 산정방식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그에 따라 자동으로 인상되는 경우는 제외), 산정방식을 불리하게 변경하거나 품질을 떨어뜨린 경우, 거래상대방을 축소한 경우, 운송비·검수비 등 부대비용을 전가하거나 반품조건·대금결제방식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입니다. 유리한 변경과 불리한 변경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협의는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① 거래조건 변경 사실 및 협의 계획의 통지 — 변경의 구체적 내역, 변경 사유와 근거, 협의의 기간·장소·방식을 전체 가맹점사업자에게 충분한 기간을 두고 통지합니다.

② 협의의 진행 — 가맹점사업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하며, 자료 제공이나 사실 확인 요청에 성실히 응하고 제시된 의견에 대하여 가맹본부의 입장과 판단 근거를 설명하여야 합니다.

③ 협의 결과의 통지 — 협의의 날짜·장소·방식·참석자, 제시된 의견과 그에 대한 가맹본부의 입장 및 판단 근거, 협의에 따라 결정된 거래조건을 정리하여 거래조건 변경 이전에 통지합니다.

협의의 시기는 원칙적으로 거래조건 변경 전이며, 상대방은 전체 가맹점사업자입니다. 다만 가맹사업법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가맹점사업자단체가 존재하고 전체 가맹점사업자 중 100분의 70 이상이 동의한 경우에는 그 단체와의 협의를 전체 가맹점사업자와의 협의로 봅니다. 순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경을 먼저 시행한 뒤 사후에 설명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절차 위반이 됩니다.

고시는 형식만 갖춘 협의를 걸러내는 규정도 둡니다. 촉박한 기한이나 제한된 참여 방법으로 의견 표출이 사실상 제한된 경우, 변경의 사유·근거를 경기 불황 등으로 지나치게 추상적으로만 제시한 경우, 계약해지나 갱신거절 등 불이익을 암시하며 특정한 결과를 유도한 경우, 협의로 도출한 결과를 다르게 이행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Ⅳ. 정보공개서 변경등록

가맹본부가 강제 또는 권장한 품목과 관련하여 직전 사업연도에 납품업체·용역업체 등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경우에는 해당 업체의 명칭과 경제적 이익의 내용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여야 하며(시행령 [별표 1] 제6호 가목 3)), 변경등록의 기한은 매 사업연도가 끝난 후 120일,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개인사업자인 가맹본부는 180일입니다([별표 1의2]).

여기서 '납품업체 등'의 범위를 제조업체로 한정하여 이해하는 경우가 있으나, 규정은 "납품업체, 용역업체 등"이라고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유통 단계를 추가하여 공급 경로를 변경하더라도 그 사업자가 가맹본부가 지정한 자에 해당하고 가맹본부가 해당 거래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면 기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Ⅴ. 맺으며

결국 세 가지를 갖추는 문제로 정리됩니다. 해당 품목이 동일성 유지에 필요한 이유를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지,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근거가 기재되어 있는지, 협의를 거친 기록이 남아 있는지입니다. 반대로 가맹점사업자의 입장에서는 공급가격이나 공급업체가 변경되었음에도 사전 통지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지점이 다툴 근거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동일한 쟁점이라도 가맹사업의 업종과 계약 내용, 정보공개서 기재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판단은 구체적인 자료를 확인한 뒤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문에 인용한 법령·규정 및 판례는 2026년 9월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