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건물의 부족 대지지분과 부당이득 반환
상가나 오피스텔과 같은 집합건물에서, 토지의 공유지분을 보유한 자가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보유한 대지지분이 적정 지분에 미치지 못하므로 그 차액에 상당하는 차임 상당액을 반환하라"고 청구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청구 기간이 십여 년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아 금액도 상당해집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법리를 다투기에 앞서 산정 구조를 확정하는 것이 선결 과제입니다. 산정 단위와 계산 방법이 정해져야 비로소 어느 지점에 다툴 실익이 있는지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Ⅰ. 반환의무의 발생과 그 성질
대지사용권 없이 전유부분을 소유하는 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그 대지를 점유하는 것이 되고, 대지 지분을 보유한 자는 그 범위에서 손해를 입게 됩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지사용권 없는 전유부분의 소유자는 대지 지분 소유자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주의할 점은 그 의무의 성질입니다. 전유부분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경우 이 의무는 불가분채무에 해당하므로, 일부 지분만을 공유하고 있더라도 해당 전유부분 전체 면적에 관한 부당이득을 반환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다219419, 219426 판결). 공유지분 비율에 따라 분할된 책임만을 진다고 보아 대응하면 방어의 출발점부터 어긋나게 됩니다.
Ⅱ. 판단의 단위 — 구분소유권별
전유부분을 여러 개 보유한 구분소유자로서는 보유한 대지지분을 모두 합산하여 부족분이 없다고 다투고자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부족 대지지분권자로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와 그 범위는 구분소유권별로 판단하여야 하고, 복수의 구분소유권을 보유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전체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19다266386 판결). 합산 주장이 실무에서 자주 제기되나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Ⅲ. 부족 대지지분의 산정
부족 대지지분은 다음 세 단계로 산출합니다.
① 적정 대지지분 = 해당 전유부분의 면적 ÷ 그 건물 전체 전유면적의 합
② 실제 대지지분 = 보유한 토지 공유지분을, 단독 소유하거나 공유하고 있는 전유부분들의 면적 비율로 배분한 값
③ 부족 대지지분 = ① − ②
전유부분이 하나뿐이라면 보유한 토지 공유지분이 곧 실제 대지지분이 됩니다. 둘 이상인 경우에는 위와 같이 배분하여야 하며, 이 배분 방식으로 인해 결론이 달라지는 사례가 있습니다.
Ⅳ. 부당이득금의 산정과 그 근거의 한계
부족 대지지분이 확정되면 반환할 금액은 다음과 같이 산정됩니다.
해당 토지의 전체 차임 상당액 × 구분소유자가 아닌 대지공유자의 지분 × (해당 구분소유자의 부족 대지지분 ÷ 부족 대지지분을 보유한 구분소유자들 전체의 부족 지분 합계)
이 산정 방식의 근거로는 대법원 2022. 8. 25. 선고 2017다257067 전원합의체 판결과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1다235965, 235972 판결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앞의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 부분은 다수의견이 아니라 보충의견입니다. 산정 방식을 다툴 여지가 완전히 닫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므로, 금액의 규모가 큰 사안이라면 이 지점을 검토해 볼 실익이 있습니다.
Ⅴ. 청구권자의 범위
1동의 구분소유자들이 분양 당시의 대지 공유지분 비율대로 대지를 공유하고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분 비율에 관계없이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사용할 적법한 권원이 있습니다. 따라서 구분소유자들 상호간에는 공유지분 비율의 차이를 이유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5. 3. 14. 선고 93다60144 판결,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09다76522, 76539 판결).
이 유형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자는 구분소유자가 아닌 대지공유자입니다. 소장을 받은 경우 원고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상 앞섭니다.
Ⅵ. 기존 정기금판결이 있는 경우
동일한 쟁점으로 오래전에 판결을 받아 정기금을 지급해 오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정기금의 지급을 명한 판결이 확정된 뒤에 그 액수 산정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하게 바뀌어 당사자 사이의 형평을 크게 침해할 특별한 사정이 생긴 때에는, 그 판결의 당사자는 장차 지급할 정기금 액수를 바꾸어 달라는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이 소는 제1심 판결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합니다(같은 조 제2항).
임료가 장기간에 걸쳐 크게 상승한 사정을 들어 증액을 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방어하는 쪽에서는 사정변경의 정도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소멸시효, 변제와 변제충당, 점유 범위에 관한 항변을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Ⅶ. 맺으며
이 유형의 분쟁에서 선결 과제는 계산입니다. 전유면적표, 토지 등기사항증명서상 각자의 공유지분, 임료 감정 결과가 갖추어져야 부족 지분과 금액이 산출되고, 그 이후에야 어느 지점에 다툴 실익이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기존 판결이 존재한다면 그 판결문까지 함께 놓고 검토하여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동일한 쟁점이라도 등기 내역과 분양 당시의 사정, 기존 판결의 유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판단은 구체적인 자료를 확인한 뒤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문에 인용한 법령·규정 및 판례는 2026년 9월 기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