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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신용공여를 제공한 SPC가 발행한 사모사채의 인수

홍은영 변호사

금융기관이 신용공여를 제공한 특수목적법인이 사채를 발행하고, 그 금융기관이 다시 해당 사채를 인수하는 구조는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자기가 신용을 보강한 발행체의 증권을 자기가 인수하는 모습이므로 자본시장법상 제한에 저촉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문제는 해당 사채가 자본시장법령상 '단기사채등'에 해당하는지에서 대부분 갈립니다.

Ⅰ. 검토의 출발점 — 자본시장법 제166조 및 시행령 제183조

자본시장법 제166조는 거래소시장 밖에서 이루어지는 증권 거래의 방법과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이를 받은 같은 법 시행령 제183조 제1항은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가 기업어음증권을 매매하거나 그 중개·주선 또는 대리를 하는 경우 다음 두 가지 요건을 갖추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제183조 제1항의 요지]

첫째, 둘 이상의 신용평가를 받은 기업어음증권일 것

둘째, 해당 기업어음증권에 대하여 직접 또는 간접의 지급보증을 하지 아니할 것

같은 조 제3항은 위 규정을 단기사채등의 장외거래에 준용합니다. 신용공여를 제공한 자가 해당 발행체의 증권을 인수하는 구조에서 문제될 수 있는 것은 두 번째 요건, 곧 간접적 지급보증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다만 이 규정이 적용되려면 대상 증권이 기업어음증권이거나 단기사채등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첫 단계는 해당 사채가 단기사채등에 해당하는지를 판별하는 일입니다.

Ⅱ. '단기사채등'의 요건 — 전자증권법 제59조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제59조는 단기사채등을 전자등록된 사채로서 다음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 각 사채등의 금액이 1억원 이상일 것
  • 만기가 1년 이내일 것
  • 사채등의 금액을 한꺼번에 납입할 것
  • 만기에 원리금 전액을 한꺼번에 지급한다는 취지가 정하여져 있을 것
  • 사채등에 전환권, 신주인수권, 그 밖에 다른 권리로 전환하거나 다른 권리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지 아니할 것
  • 사채등에 「담보부사채신탁법」 제4조에 따른 물상담보를 붙이지 아니할 것

위 요건은 선택적 요건이 아니라 중첩적 요건입니다.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사채는 단기사채등에 해당하지 않고, 그 결과 시행령 제183조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실무상 가장 먼저 확인할 사항은 발행일과 만기일입니다.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것이 확인되면 나머지 요건은 더 살필 실익이 없습니다.

Ⅲ. 불건전 영업행위 규정의 적용 여부

자본시장법 제71조 제7호는 "그 밖에 투자자 보호 또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받은 같은 법 시행령 제68조 제5항 제4호는 증권의 인수 및 주선업무와 관련한 금지행위를 각 목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발행인이 제출한 증권신고서 등의 거짓 기재나 기재 누락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지 아니하는 행위
  • 인수와 관련하여 해당 증권의 매수를 사전에 요구하거나 약속하는 행위
  • 증권의 배정을 대가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거나 제공을 약속받는 행위
  • 청약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차등을 두어 배정하는 행위
  • 그 밖에 투자자 보호나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칠 염려가 있는 행위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

열거된 유형 가운데 신용공여 사실 자체를 문제 삼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마지막 항목은 금융위원회 고시에 위임한 포괄규정입니다. 열거된 유형만을 확인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는 검토가 완결되지 않으며, 금융투자업규정을 함께 확인하여야 합니다.

Ⅳ.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무보증사채의 인수에 관하여는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제11조의2가 두 가지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제1항 — 둘 이상의 신용평가회사로부터 해당 무보증사채에 대한 평가를 받은 것일 것. 다만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채의 형태로 발행되는 유동화증권을 인수하는 경우, 금융투자업규정 제8-19조의14에 따라 선정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평가를 받은 경우, 신용평가회사의 업무정지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하나 이상으로 족합니다.

제2항 — 발행인과 사채관리회사 사이에 협회가 정한 표준무보증사채사채관리계약서에 의한 계약이 체결된 것일 것. 다만 여신전문금융회사·종합금융회사·은행·금융투자회사·증권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사채와 유동화사채 등은 단서에 따라 제외됩니다.

한편 같은 규정 제22조는 시행령 제119조 제2항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되는 단기사채등을 인수하는 경우 제11조, 제11조의2, 제12조 및 제14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만기가 1년을 초과하여 단기사채등에 해당하지 않는 사채라면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제11조의2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신용평가 요건만 확인하고 사채관리계약 요건을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 규정에도 신용공여 제공 사실을 인수 제한 사유로 삼는 조항은 없습니다.

Ⅴ. 동일한 기초자산으로 이중 발행이 이루어지는 경우

유동화 구조에서는 단기사채가 이미 발행되어 있는 상태에서 별도의 사채가 추가로 발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확인하여야 할 것은 두 증권의 기초자산이 동일한지 여부입니다.

업무위탁계약서 등에서 각 증권의 대상자산을 구분하여 특정하고 있다면 동일한 기초자산에 기초한 발행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쟁점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계약서상 대상자산의 특정 방식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Ⅵ. 맺으며

정리하면, 신용공여를 제공한 자가 해당 특수목적법인의 사모사채를 인수할 수 있는지는 대체로 사채의 성격에서 결론이 도출됩니다. 만기가 1년을 초과하여 단기사채등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시행령 제183조는 적용되지 않으며, 불건전 영업행위 규정과 협회 인수업무 규정 역시 신용공여 사실 자체를 인수 제한 사유로 삼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시행령 제68조 제5항 제4호 마목의 포괄규정과 그 위임에 따른 금융위원회 고시는 반드시 함께 확인하여야 합니다.

아울러 위 검토는 인수가 법령상 허용되는가라는 문제에 한정된 것입니다. 자기가 신용공여를 제공한 자산을 자기가 인수하는 구조를 이해상충 관리와 내부통제의 관점에서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며, 금융회사별 내부기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발행조건이 확정되기 전 단계라면 발행조건표와 업무위탁계약서, 신용공여 약정을 함께 놓고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건이 확정된 뒤에 구조를 변경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동일한 쟁점이라도 발행조건과 계약 구조, 당사자의 지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판단은 구체적인 자료를 확인한 뒤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문에 인용한 법령 및 규정은 2026년 9월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