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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판결 파기형사

집행유예 실효를 막고 징역 4월을 벌금형으로 바꾼 사례

2026. 9. 3.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운전으로 원심에서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의뢰인을 대리한 항소심 사건입니다. 실형이 확정되면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유예됐던 징역 1년까지 집행된다는 점을 양형사유의 중심에 두었고, 항소심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저지른 죄로 실형이 확정되면 그 형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유예됐던 형까지 되살아납니다(형법 제63조). 이 사건에서 원심의 징역 4월이 확정됐다면 의뢰인은 4개월이 아니라, 유예됐던 징역 1년을 더해 16개월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은 원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서 이미 수감된 상태였습니다.

사건

의뢰인은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그 기간 중이었습니다. 유예기간에 무면허운전으로 한 차례 약식기소됐고, 여드레 뒤 다시 무면허운전을 했습니다. 공소사실은 전부 자백했고 원심은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다툴 사실관계가 없는 사건이었고, 남은 것은 양형뿐이었습니다.

원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면서 의뢰인은 그대로 수감됐습니다.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구금 상태였고, 남은 가족의 생계는 그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법무법인 채비는 항소심 변호인으로 항소이유서 작성과 변론을 맡았습니다.

무엇을 다퉜나

법무법인 채비는 불리한 사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고, 같은 죄로 약식기소된 지도 얼마 안 된 재범이었습니다. 항소심도 교통법규에 대한 준법의식이 극히 부족하다고 그대로 짚었습니다. 다만 그 위에서 다음 다섯 가지를 쌓았습니다.

  • 범행 즉시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 부양할 가족이 있고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 가족관계증명서, 배우자 재직·연금 자료, 재직증명서로 구성했습니다
  • 지인의 거듭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경솔하게 이루어진 점
  •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 실형이 확정되면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유예됐던 형까지 집행된다는 점

마지막이 중심이었습니다. 형이 무겁다고 말하는 것보다, 이 형이 확정되면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계산해 보여주는 편이 훨씬 강합니다.

항소이유서를 낼 때 범행에 사용된 차량은 아직 팔리지 않은 상태였고 매도를 준비 중이라고 기재하였습니다. 선고 시점에는 매도가 끝나 판결문에 “매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으로 들어갔습니다. 양형자료는 찾아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남은 기간에 만들어 두는 것이기도 합니다.

법무법인 채비는 구금돼 있는 상태 자체도 그대로 두지 않았습니다. 항소이유서에 이미 수감생활을 시작해 반성하고 죄를 뉘우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기재하였고, 항소심 판결은 원심판결 선고 이후 약 3개월간 수감되어 있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을 양형사유로 들었습니다. 구금 기간을 불리한 조건으로만 두지 않고 양형사유로 구성한 것입니다.

결과

원심판결 파기, 벌금 300만 원. 금고 이상의 실형이 아니어서 종전 집행유예는 실효되지 않았습니다.

무죄는 아닙니다. 다만 16개월의 수감 가능성이 벌금 300만 원으로 정리됐고, 이미 3개월째 수감 중이던 의뢰인이 그 상태에서 벗어났습니다.

마무리

집행유예 기간 중에 새 사건이 생겼다면, 이번 형량만이 아니라 확정됐을 때 되살아나는 형까지 함께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그 숫자를 모르면 항소를 할지 말지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미 구속된 뒤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