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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칼럼

스타트업 투자계약 시리즈 ① 투자를 받는다는 것 — 신주발행의 의미와 IR부터 클로징까지

2026. 9. 22., 손 웅 변호사

1. 들어가며

첫 투자 제안을 받은 창업자들이 정작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그래서, 이제 뭘 하면 되나요?” 투자계약은 회사 설립 이래 가장 중요한 계약임에도, 절차의 전체 그림을 모른 채 눈앞에 도착한 서류에만 그때그때 대응하다가 불리한 조건을 떠안는 회사를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이번 편에서는 스타트업이 왜 투자를 받는지, 그리고 투자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전체 지도를 그려 드립니다. 각 단계에서 회사와 투자자가 각각 챙겨야 할 세부 쟁점은 이 시리즈의 다음 편부터 하나씩 다룹니다.

2. 스타트업은 왜 남의 돈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가?

스타트업은 일반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전에 비용이 먼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검증하는 동안 개발비와 인건비는 계속 나가는데 수익은 없는 구간,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건너야 하고, 경쟁자보다 빨리 시장을 선점하려면 자기 매출만으로 성장 속도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주식회사 제도 자체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고안된 장치인바, 외부 투자 유치는 스타트업이 자본적 기초를 만드는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갈래가 있습니다.

  • 신주 발행(유상증자 방식의 지분 투자): 회사가 새로 주식을 발행하고 투자자가 이를 인수하면서 투자금을 회사에 납입하는, 가장 전형적인 투자 방식입니다.
  • SAFE(조건부지분인수계약): 투자 시점에는 기업가치 산정을 미뤄 두고 먼저 투자금을 받은 뒤, 후속 투자 라운드의 기업가치에 연동하여 지분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가치 협상이 어려운 극초기 단계에서 활용됩니다.
  •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사채: 사채로 출발하되 전환권 행사 시 주식으로 바뀌는 중간적 형태입니다. 이자와 만기가 있어 회사에는 상환 부담이, 투자자에게는 하방 방어 수단이 됩니다.

3. 기본값은 신주 발행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단연 신주 발행입니다. 창업자 등 기존 주주가 이미 가진 주식(구주)을 파는 경우 매매대금은 그 주주 개인에게 돌아가지만,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 투자금이 회사로 들어와 성장의 재원이 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낸 돈이 회사에 쌓여 자기가 인수한 주식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쓰이므로, 구주 양수보다 신주 인수를 선호합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다”고 할 때는 통상 이 신주 발행을 의미합니다.

다만 신주 발행은 곧 새로운 주주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신중하여야 합니다.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창업자의 지분율은 희석되고, 투자자는 주주가 됨과 동시에 투자계약을 통해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동의권, 정보요청권 등 지속적인 권리를 갖게 됩니다. 또한 신주 발행에는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결의 등 상법상 절차가 필요하고, 한 번 발행되어 제3자에게 귀속된 신주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습니다. 얼마를, 언제, 어떤 조건으로 발행할지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4. 투자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 IR부터 클로징까지 여섯 단계

기업가치 100억 원을 인정받아 2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려는 가상의 A사를 예로 들면, 투자는 대체로 다음 여섯 단계를 거치며, 짧으면 2~3개월, 길면 반년 이상 걸립니다.

  • ① IR — 투자자를 만나는 단계: 지인 소개, 콜드메일, 데모데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회사를 소개합니다. 이때 허위·과장된 자료는 이후 진술보장 위반이나 형사 문제로 돌아올 수 있으므로, 장래 계획임을 명확히 표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② 밸류에이션 협의 — 회사의 값을 정하는 단계: 밸류에이션의 방법으로 상증세법상 규정에 의한 밸류에이션, 현금흐름할인 등의 방법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비상장 스타트업의 가치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어 결국 협상으로 정해집니다. 밸류에이션은 곧 투자자에게 내어줄 지분율의 문제입니다.
  • ③ 텀시트 작성 — 조건의 뼈대를 세우는 단계: 투자금액, 기업가치 등 주요 투자조건을 요약한 문서를 주고받습니다. 통상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명시하지만, 비밀유지나 배타적 협상 조항에는 구속력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범위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 ④ 실사(Due Diligence) — 회사의 속을 확인하는 단계: 투자자 측 변호사·회계사가 법률·회계 실사를 진행합니다. 실사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면 투자 자체가 무산되거나, 기업가치가 깎이거나, 투자계약에 투자자 보호 조항이 추가됩니다.
  • ⑤ 투자계약 체결 — 조건을 계약서로 확정하는 단계: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주인수계약과 주주간계약을 협의하여 체결합니다. 통상 투자자가 제시하는 초안에서 출발하므로, 회사로서는 초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수정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 ⑥ 클로징 — 돈이 들어오고 주식이 발행되는 단계: 투자자가 투자금을 납입하면 납입기일 다음날 신주의 효력이 발생하고, 회사는 변경등기를 마칩니다. 이로써 거래는 “종결”되지만, 주주간계약상 의무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므로 계약의 효력이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5. 절차 전체를 관통하는 세 가지 실무 감각

  • 협상은 텀시트에서 이미 시작됩니다: 텀시트가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투자사 내부 투자심의를 거쳐 확정된 조건을 이후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 실사는 벼락치기가 되지 않습니다: 주주총회·이사회 의사록, 계약서, 노무·지식재산 관리가 평소에 정비되어 있어야 실사를 통과하고 기업가치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실사 대비는 투자자측 관계자로부터 자료 요청을 받은 날이 아니라 창업한 날부터 시작됩니다.
  • 이번 계약이 다음 라운드의 출발선입니다: 후속 투자자는 기존 투자계약의 조건을 기준으로 삼아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첫 투자계약일수록 법률 검토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6. 마치며

이번 편에서는 투자 유치의 전체 지도를 그렸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IR과 밸류에이션, 텀시트, 실사, 투자계약의 주요 조항 순으로, 각 단계에서 피투자회사와 투자자가 각각 유의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텀시트를 받아든 스타트업, 투자 집행을 준비 중인 투자자 모두, 법무법인 채비가 각 단계에 맞는 자문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의 법령과 실무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M&A#투자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