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을 대리하여, 퇴사를 앞둔 직원이 업무 범위를 벗어나 회사의 소스코드를 압축 파일 형태로 무단 반출한 사안에서, 업무상 배임죄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의 성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자발적 파기·미유출 확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통지 문구 설계부터 불응 시 형사 고소 전환까지 단계적 대응 전략을 제공한 사례입니다.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핵심 자산으로 하는 IT 기업입니다. 내부 감사 과정에서, 퇴사를 앞둔 직원이 자신의 업무 범위와 무관한 회사의 소스코드를 압축 파일 형태로 다운로드하여 외부로 반출한 정황이 서버 접속 기록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해당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하였다거나 반출한 소스코드를 제3자에게 넘겼다는 등 2차 피해가 확인되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의뢰인은 (i) 반출 행위 자체만으로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ii) 강경한 법적 조치에 앞서 대상자로부터 자발적인 파기·미유출 확약을 받아내는 것이 법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iii) 대상자가 불응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한 검토를 요청하셨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첫째, “반출 그 자체”가 처벌 대상인가. 유출로 인한 구체적 피해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퇴사 직전의 무단 반출 행위만으로 업무상 배임죄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성립하는지가 출발점이었습니다.
둘째, 소스코드가 법적 보호 대상에 해당하는가. 업무상 배임죄의 객체인 “영업상 주요한 자산”,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비밀관리성)의 요건을 이 사건 소스코드가 충족하는지, 회사가 갖춘 보안 조치가 충분한지를 따져야 했습니다.
셋째, 어떤 순서로 대응할 것인가. 곧바로 고소·소송으로 가는 것이 능사인지, 아니면 자발적 확약을 유도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 증거 확보와 실제 유출 차단에 더 효과적인지, 그리고 불응 시의 시나리오까지 미리 설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3. 법무법인 채비의 조력
- 형사책임의 검토 — 반출 시점에 이미 범죄는 완성됩니다: 판례상 직원은 보안서약서 또는 고용계약에 따른 부수적 의무 내지 신의칙상 퇴사 시 영업비밀 자료를 반환·폐기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유출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 반출하였다면 반출 시점에 업무상 배임죄의 기수가 됩니다(대법원 2006도9089 판결). 반출 자료가 영업비밀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상당한 시간·노력·비용이 투입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면 족한데(대법원 2009도3915 판결), 이 사건 소스코드는 회사의 비용과 노력으로 개발되었고 보안서약서에서 기밀정보로 명시되어 반환·폐기 의무까지 고지된 자산이므로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접근권한 제한 등 비밀관리성이 뒷받침되면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무단 유출죄(제18조 제2항,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 벌금)도 성립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 청구 시 침해자가 얻은 이익을 손해액으로 추정하고 최대 3배의 징벌적 배상까지 가능하다는 점(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을 안내하였습니다.
- “자발적 확약 유도” 통지의 전략적 설계: 강경한 내용증명에 앞서, 반출 사실의 인지를 고지하고 자발적 파기와 미유출 확약을 요청하는 통지를 먼저 보내는 절차는 어느 쪽으로 흘러가든 회사에 유리한 증거가 됩니다. 대상자가 응하면 반출 사실에 대한 자인(自認)으로서 증거가치를 가지고, 불응하거나 묵살하면 회사가 충분한 시정 기회를 부여하였다는 정황으로 고소·소송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희는 반출 일시·경로(접속 기록)의 적시, 해당 행위에 적용될 죄명과 법정형의 고지, 반출 자료의 즉시 삭제와 삭제 증빙 제출, 제3자 미유출 및 재발방지 확약, 불이행 시 민·형사상 조치 예정의 통보까지 담은 통지 문안을 직접 작성하여 제공하였습니다.
- 불응 시나리오와 실효성에 대한 솔직한 조언: 대상자가 부인하거나 불응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서버 로그·접근기록을 기초로 한 디지털 포렌식으로 반출 경위와 기기를 선제적으로 특정할 것을 권고하되, 2차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형사 고소를 하더라도 강제수사보다 임의수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실무적 한계도 있는 그대로 안내하여, 의뢰인이 과잉 기대 없이 단계별 실익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본 사안을 계기로 유출자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의 전사 공유, 사내 보안 가이드라인 정비 등 영업비밀 관리체계 강화 방안까지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4. 자문의 결과
의뢰인은 위 자문에 따라 법적 근거와 증거 전략이 정비된 통지를 발송하는 것으로 대응의 첫 단추를 끼웠고, 대상자의 태도에 따라 확약 확보 → 포렌식 증거 보강 → 형사 고소·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지는 단계별 로드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이번 대응 과정 자체가 전 직원에게 회사의 자산 보호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어, 사후 구제를 넘어 유사 사안의 재발 방지라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5. 이 사건이 주는 시사점
기술 유출 대응은 “유출된 다음”이 아니라 “반출된 순간” 시작되어야 합니다. 소스코드 등 핵심 자산의 무단 반출은 2차 피해가 확인되기 전이라도 그 자체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으므로, 반출 정황을 인지한 즉시 접속 기록 등 증거를 보전하고 대응에 착수하여야 합니다. 이때 곧바로 고소장을 내는 것보다, 자발적 확약을 유도하는 통지를 전략적으로 먼저 보내는 것이 증거 확보와 실제 유출 차단 모두에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이 사건에서 법적 대응의 토대가 된 것은 평소에 받아 둔 보안서약서와 접근통제 등 비밀관리 조치였습니다. 서약서 한 장, 접근권한 설정 하나가 유사시 배임죄와 영업비밀 침해의 성립을 좌우합니다. 임직원의 자료 무단 반출이 의심되시거나, 영업비밀 관리체계의 정비가 필요하신 기업은 언제든지 법무법인 채비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